
STORY · 학회지 리뷰
대한비만학회 학회지 리뷰 2026 Vol.35 No.2
비만은 체중의 문제가 아니라 대사 건강의 문제입니다.
<Journal of Obesity & Metabolic Syndrome 2026년 35권 2호를 살펴보며>
최근 비만 치료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비만을 단순히 “살이 찐 상태”로 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의학에서는 비만을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비만은 체중계 숫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지방간, 수면무호흡, 심혈관질환, 일부 암 위험, 근육량 변화,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성 대사질환에 가깝습니다.
Journal of Obesity & Metabolic Syndrome 2026년 35권 2호에는 이러한 비만과 대사질환의 여러 측면을 다룬 논문들이 실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 진료 현장에서 환자분들께 설명드릴 때 도움이 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성인 비만, 이미 매우 흔한 건강 문제입니다
이번 호에 실린 2025 Obesity Fact Sheet for Korea에서는 국내 성인 비만과 복부비만 현황을 정리했습니다.
2023년 기준 한국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8.4%로 보고되었습니다. 남성은 49.8%, 여성은 27.5%였습니다. 복부비만은 전체 24.3%, 남성 31.3%, 여성 17.7%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비만이 단순히 중장년층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2단계 비만은 35–39세에서, 3단계 비만은 30–34세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젊은 연령층에서도 고도비만 문제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비만이 있는 경우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대사증후군, 고요산혈증 같은 만성질환이 더 흔하게 동반되었습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도 비만군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자료를 보면 비만 치료는 단순히 외모나 체중 감량만을 위한 치료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체중을 줄이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만과 함께 따라오는 대사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입니다.
동아시아인은 BMI가 낮아도 대사질환 위험이 높을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의 비만과 MASH, 즉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이전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대한 리뷰도 실렸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비만과 지방간 문제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동아시아인은 서구인과 비교했을 때 같은 BMI라도 내장지방이 많고, 인슐린저항성이나 지방간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BMI만 보고 “아직 심한 비만은 아니니까 괜찮다”고 판단하면 위험을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에서는 BMI가 25 전후인 경우에도 복부비만, 지방간, 혈당 상승, 중성지방 상승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체중 자체는 아주 많이 나가지 않아도 대사적으로는 이미 위험 신호가 시작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만 진료에서는 체중과 BMI뿐 아니라 허리둘레,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간수치, 인바디 결과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GLP-1 계열 약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효과만큼 안전성 관리도 중요한데요,
최근 비만 치료에서 가장 주목받는 약제는 GLP-1 receptor agonist 계열과 이중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입니다. 위고비로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마운자로로 알려진 티르제파타이드 같은 약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번 호에는 GLP-1 receptor agonist의 안전성을 정리한 리뷰 논문도 실렸습니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한번 더 보겠습니다.
이 계열 약제는 체중감량 효과가 크고 혈당,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지방간 등 여러 대사질환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약이라고 해서 아무런 주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오심, 구토, 변비, 복부 불편감, 식사량 감소입니다. 위 배출이 느려지는 특성 때문에 수술이나 마취 전에는 잔류 위 내용물과 흡인 위험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담석증, 담낭염, 췌장염 의심 증상, 탈수, 식사량 급감, 근육량 감소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따라서 비만 주사 치료는 단순히 약을 맞고 체중만 확인하는 방식보다는, 환자의 기저질환과 부작용 위험을 확인하면서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눈 건강도 확인해야 하는 환자가 있습니다.
GLP-1 계열 약제와 안과적 결과를 다룬 리뷰에서는 당뇨망막병증과 관련된 내용을 다룹니다.
전체적으로 GLP-1 계열 약제가 장기적으로 당뇨망막병증이나 황반부종 위험을 높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기존에 당뇨망막병증이 있거나 혈당이 매우 높았던 환자에서 HbA1c가 빠르게 떨어지는 경우, 초기 일시적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것은 약제 자체가 망막에 독성을 일으킨다기보다는, 대사 상태가 빠르게 변하는 과정에서 기존 망막질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당뇨가 오래되었거나, 당뇨망막병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거나, 최근 시력저하·시야흐림·비문증·변형시가 있었던 분은 비만 주사 치료를 시작하기 전 의료진에게 꼭 알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조건 치료를 피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고위험군에서는 안과 진료와 함께 안전하게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체중감량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빠졌는가”입니다
체중이 줄면 누구나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단순히 몇 kg이 줄었는지만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빠진 것이 체지방인가요?
아니면 근육도 많이 빠졌나요?
이번 호에는 비만수술 후 환자에서 프로바이오틱 요거트와 저항운동이 체성분과 대사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본 무작위 대조 연구도 실렸습니다.
비만수술 후에는 체중이 많이 줄지만, 그 과정에서 근육량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는 프로바이오틱 강화 요거트와 저항운동을 함께 시행한 군에서 근육량 보존과 근력 개선이 가장 좋게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비만수술 환자 연구이지만, 약물치료로 체중을 감량하는 환자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체중감량 치료 중에는 식사량이 줄어들기 쉽습니다. 이때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고 운동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으면 체지방뿐 아니라 골격근량도 함께 줄어들 수 있습니다.
건강한 감량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체지방을 줄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만 치료 중에는 단백질 섭취, 수분 섭취, 변비 관리, 저항운동이 함께 필요합니다.
비만과 암, 체중보다 대사상태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대사표현형과 암 발생 위험을 18년간 추적한 연구도 실렸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단순히 체중만 본 것이 아니라, 대사적으로 건강한지 또는 대사적으로 불건강한지를 함께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대사적으로 불건강한 정상체중 또는 과체중군에서도 암 발생 위험이 증가했고, 대사적으로 불건강한 비만군에서는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여성 유방암에서는 비만 자체도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 여성에서도 유방암 위험이 증가했고, 대사적으로 불건강한 비만 여성에서는 위험이 더 높았습니다.
이 연구만으로 “비만이 암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비만, 인슐린저항성, 만성염증, 호르몬 변화가 암 발생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체중계 숫자만이 아닙니다. 혈당, 혈압, 중성지방, 복부비만, 지방간 같은 대사상태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초가공식품은 비만을 넘어 뇌 건강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은 단순히 가공된 음식이 아니라, 공장에서 맛과 식감을 좋게 만들기 위해 설탕, 기름, 소금, 향료, 첨가물을 많이 넣어 만든 식품입니다. 대표적으로 과자, 탄산음료, 라면, 햄·소시지, 냉동피자, 편의점 디저트, 패스트푸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번 호에는 초가공식품과 비만, 그리고 뇌 건강의 관련성을 다룬 Letter와 그에 대한 Response도 실렸습니다.
초가공식품은 단순히 칼로리가 높아서 문제가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정제 탄수화물, 첨가당, 지방, 첨가물, 낮은 식이섬유, 낮은 미량영양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초가공식품 섭취는 체중 증가와 비만 위험을 높이고, 복부 내장지방 증가와 대사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대사 변화가 뇌혈관 건강, 인지기능, 치매 위험과도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초가공식품과 인지기능 저하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비만과 대사질환 예방을 위해 초가공식품을 줄이고, 자연식품 중심의 식사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결론은..
비만 치료의 방향은 단순 감량이 아닙니다
이번 Journal of Obesity & Metabolic Syndrome 2026년 35권 2호를 살펴보면, 비만 치료의 방향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비만은 체중계 숫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만은 대사질환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체중감량 치료는 단순히 덜 먹게 하는 치료가 아니라, 대사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치료가 되어야 합니다.
비만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체중과 BMI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복부비만과 체성분을 함께 보는 것
- 혈당, 혈압, 지질, 간수치 같은 대사지표를 함께 확인하는 것
- 체중감량 과정에서 근육량이 과도하게 줄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
- 약물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모니터링하는 것
- 식사, 단백질 섭취, 수분 섭취, 운동을 같이 조절하는 것
- 무리한 감량보다 지속 가능한 감량을 목표로 하는 것
체중은 건강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일 뿐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몸이 더 건강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지입니다.
비만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단순히 “몇 kg을 빨리 뺄 수 있을까”보다, 내 몸의 대사 상태가 어떤지, 어떤 치료가 나에게 안전한지, 감량 과정에서 근육과 건강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